이 차는 너무 유명한 차라 시음기를 적는 것도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 조화와 합일"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한 때 전주에서 3개월 정도 생활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먹은 김치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갖은 양념과 재료들의 조화로운 맛과
잘 숙성되서 에너지가 합일되어 응축된 깊은 맛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아 매일 김치를 끼고 살았지요.
김치하고 밥만 먹어도 듬직하고 행복하고 충만함이 되돌아왔지요.
어떻게 보면 발효음식이나 비빔밥, 찌게 등을 보더라도 우리나라 요리의 특징은
여러가지 맛이 섞여서 자아내는 풍미,
바로"조화와 합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룡차 보다 보이차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있는 것도
월진월향, 세월이 흐름에 따라 숙성되면서
조화와 합일된 색향미에 친근해서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10년째 접어드는 노반장을 마시면서
오미(五味)의 조화와 시간이 가져다 준 에너지의 합일과 응축, 그 농밀함에
몸과 마음을 빠져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차병에서 향긋한 청향이 솔솔 풍겨 나옵니다.
단맛으로 시작해서 떫은 맛, 쓴맛, 짠맛이 한꺼번에 이어져 나옵니다.
입에 짝 ~붙는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농밀합니다.
회감이 바로 이어집니다.
혀 가운데서 찌릿하게 시작해서 안개같이 부드러운 회감이
목젖으로 입천정 혀 사이로 이빨 사이로 퍼져가서
이리저리 입 전체에 몰려다니는 것이 신비롭고 황홀합니다.
이 반장향을 누구는 밤껍질향 같다고도 하고, 아카시아향 같다고도 하고,
소라향 같다고도 하는데
세월이 힘을 실어서인지 저는 농익은 꿀향에 국화향이 섞여진 느낌입니다.
왕겨같은 곡물향 같기도 하고.
구강을 휘젖던 회운이 입천정을 뚫고 올라가
코가 뻥 뚫려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차기가 가슴과 아랫배를 거쳐 바닥까지 내려갑니다.
몸 전체가 더워지고 땀에 흠뻑 젖습니다.
10년 다 됬는데도 아직 차기와 차성이 강하네요.
자주 마시면 위장에 자극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향긋한 차엽이 건강미를 자랑하네요.
마실 수록
뭐라고 표현 할 수 없습니다.
"침묵"으로 대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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