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봄날, 차를 마십니다.
12년을 기다려 누군가를 통해 내 몸으로 들어온
포랑산생태고수차
고수금아
오늘은 이 차와 함께 해보겠습니다.
금아가 앞뒤 그리고 속까지 똑같이 넉넉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6g을 저울에 올리고, 문득 생각이 듭니다.
지금 비오는 봄날의 정서를 무게로 재면 이 정도일까.
홍갈색의 찻물
자연과 시간이 낳은 결정체
쵸코렛맛과 달콤한 감칠맛, 구감의 넓고 두터움
천천히 올라오는 회감, 목젖에서부터 시원하게 일어나 맴도는 회운
온 몸에 빠르게 퍼지는 열감
수령 높은 차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네요.
세월과 맞서온 차엽의 진화가 색감으로 나타납니다.
이 차는 몹시 깊고 묵직한 바디감으로
심해(深海)와 같은 크고 안정된 고요함이 느껴집니다.
한 십년 더 지나면 더 깊어지고 더 부드러워져서
훨씬 많은 것을 포용하고 있겠지요.
'차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년 이무 마흑채 고수차 (0) | 2017.12.23 |
---|---|
2017년 망지 고수 단주차 (0) | 2017.12.23 |
2009년 채운귀 (0) | 2017.12.23 |
2004년 이창호 극품 (0) | 2017.12.23 |
2002년 육산 자인 숙병 (0) | 2017.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