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야기
2016년 금마 후루차
향기 나는 사람
2017. 12. 23. 22:42
금마 표주박차입니다.
이 차를 마시면 복이 올까요? ㅎㅎ
한마디로 맛있습니다.
청향도 그닥 강하지 않고 은은하지만 매력있고,
단맛도 크게 달착지근하지 않지만 은근하게 달콤하고,
쌉살한 맛도 거칠게 자기 주장하지 않고
고소한 맛과 달콤한 맛에 어우러져 여러 다른 맛들을 돋보이게 합니다.
회감도 빨리 오는데 그렇게 강렬하지 않고 편안하게 시작합니다.
회운도 지속적으로 부드럽게 목젖에서 입 안을 감싸돕니다.
이 여운은 마치 작은 폭포에서 떨어져 소(沼)로 소용돌이 치는 맑은 물결 같네요.
여러가지가 조화로운 맛이지만
노반장이나 빙도처럼 강렬하고 폭발적이지도 않고,
수수하지만 야무진 시골처녀 같은 맛입니다.
화려하거나 귀족적이지 않고
소박하고 서민적이고
그냥 친근하게 자꾸 마시게 되는 맛난 차이네요.
마치 대가집의 고기국이 아니라 산골 초가의 콩나물국 같은...
어사 박문수가 시골 마을 우물 가에서
한 처녀에게 물 한 잔 청하니
물그릇에 꽃잎 한 장 띄워 주었다던데
꼭 그 물맛 같은 차라고 문득 생각이 떠오릅니다.
표주박에 그득 담긴 차 한 잔에 복이 넘쳐흐릅니다.